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찻집
최종 수정일: 2025년 5월 15일
해옥
장소 경남 통영시 항남5길 15-3 1층
업종 카페
오래전 카페 해옥 앞은 바다였습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에는 통영의 바다가 담겨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가옥을 그대로 사용한 해옥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주택의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르면 대나무발 사이로 깃든 은은한 햇살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비대면 주문이란 스크린을 터치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돌돌 감긴 유선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것도 비대면이라 생각하니 단절 속 유대감이 느껴집니다. 유선을 따라 흐르는 벨소리, 뭉근히 끓는 찻물과 매 정각을 알리는 괘종시계가 바쁜 현대사회에 쉼표가 되어주는 것만 같습니다.
차와 커피, 화과자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해옥에서 느리게 지나는 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찻잎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찻잎을 넣고 물을 붓고 기다리는 과정을 통해 흐르는 시간을 모아 마시는 차의 깊이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경험
1936년부터 한 자리를 지켜온 고택에는 시절이 담겨 있습니다. 세월을 견딘 나무에는 견고함이 깃들었고 다다미와 방석, 좌식 테이블, 차구에서 차분한 해옥의 결을 발견하게 됩니다. 계절의 화과자에는 계절색이 담겨있습니다. 빠알간 옷 안에 숨은 유자의 은은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여린 찻잎을 우린 차는 잔잔한 파도가 되어 마음에 일렁입니다.
시간에 곁을 내어주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차가 우러나는 시간 동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시선에 닿는 오래된 물건에 마음을 건네봅니다. 아픔의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만시간을 품은 해옥에서 마르지 않는 바다의 깊이를 떠올려봅니다. 현재의 안온함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통영의 역사가 눈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댓글